전날까지 곤두박질치던 뉴욕 증시는 9일(현지시간) 나스닥 12%, S&P500 9.5% 등으로 급반등했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증시가 개장한 오전 9시30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진정하세요!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1시간 후에는 “지금은 매수하기에 아주 좋은 때!!!”라고 적었다.
이후 오후 1시 30분에는 또다시 글을 올려 “나는 90일간 유예를 승인했다”고 전격 발표했고, 그 사이 테크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 역시 21.67% 폭등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과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시장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미네소타대 법학 교수인 리처드 페인터는 “대통령이 시장 조작에 가담했다는 비난에 노출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레빈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어떻게 이것이 시장 조작이 아닐 수 있나”라고 공개 저격했다. 그는 “트럼프 지지자이고 트럼프가 말한 대로 매수했다면 정말 잘한 일이다. 반면 지난 며칠 동안 위험을 버티지 못하고 매각을 결정한 은퇴자, 시니어 또는 중산층 사람이라면 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백악관에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결정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누가 알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적 ‘반전’이 “내부자 거래에 위험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스티븐 호스포드 민주당 하원의원(네바다)도 “만약 그들이 처음부터 이것을 계획했다면, 지금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것은 리더십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 조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시장 조작이 아니다”며 “우리는 글로벌 거래 시스템을 재설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의 끊임없는 공포 조장에 직면한 시장과 미국인들의 경제 안보를 안심시키는 것은 미국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법학대학원의 캐슬린 클라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일반적으로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연방 증권법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폭증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3개월마다 세계 경제를 폭락시킨 다음 그의 측근들이 뻔뻔한 시장 조작으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동안 계속해서 세계 경제를 구하는 척할 것” “뛰어난 경제학자가 아니라도 이것이 시장 조작이었고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이것은 최악의 시장 조작이다” 등의 분노가 일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