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잠룡들 만나는 尹… 당내선 “대선에 도움 안 돼”

입력 2025-04-10 14:00 수정 2025-04-10 14:19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을 잇따라 만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내에선 이런 모양새가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을 떠나게 해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윤 전 대통령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만났다고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게 힘껏 노력해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했다”고 알렸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다음 날인 지난 5일 관저를 찾아 윤 전 대통령과 차담을 하며 그로부터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지난 4일 파면 당일과 6일 등 여러 차례 윤 전 대통령과 만났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동시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경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인 보수 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이들을 만나 한 발언이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이 지사에게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 봐야 할 것이 충성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이가 멀어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나 의원에게는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의 대선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파면당하고 내란수괴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람의 메시지가 뭐가 중요하냐. 메시지를 전달하면 중도층뿐 아니라 합리적 보수도 떠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의원은 “파면된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당에 부담만 될 뿐”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