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해외 주둔 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무역협상이 ‘패키지’로 연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원스톱 쇼핑’ 발언에 이어 이틀 연속 무역 협상과 방위비 문제를 일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유럽이나 해외에 있는 미군을 감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유럽에 있는 군에 대해 비용을 내지만 (그에 대해) 많이 보전받지는 못한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그것은 무역과는 무관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무역 협상의) 일부로 할 것”이라면서 “각국에 대해 한 개의 패키지(one package)로 다 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깔끔하고 좋다”고 했다.
트럼프는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 직후에도 트루스소셜에 ‘원스톱 쇼핑’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대선 당시부터 언급해온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관세 등 무역 협상에도 연계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미 양국은 조 바이든 정부 때 새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타결해 2026~2030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 부르면서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가 ‘원 패키지’ ‘원스톱 쇼핑’을 연이틀 강조하면서 관세 협상에 나선 한국 정부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