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오르간과 트럼펫 협연이 빚어낸 화음이 삭막한 빌딩 숲에 작은 위로와 쉼을 선사했다.
9일 서울 남대문교회(윤장훈 목사)에서 진행된 정오음악회에서다. 교회 주변 직장인과 주민 200여명을 초청해 진행된 음악회에서는 오르가니스트 양하영 전주기전대 교수와 미국 볼티모어 심포니오케스트라 트럼펫터 앤드루 발리오가 협연하며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였다.
연주가들은 ‘불쌍히 여기소서. 오 주 하나님’ ‘진심으로 나는 갈망하나이다’ ‘오, 인간이여. 네 큰 죄를 슬퍼하라’ 등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작품을 연주했다. 이날 레퍼토리는 사순절과 어울리는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의 곡으로 구성됐다.
윤장훈 목사는 “정오음악회는 기독교 신자뿐 아니라 과중한 업무에 지친 직장인을 비롯해 주민들에게 잠깐의 여유를 전하고 싶어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정기 음악회를 통해 지역과 소통하며 교회 음악 대중화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오음악회에 참석한 관객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걷기 동호회원들과 함께 정오음악회에 왔다는 이경희(53)씨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교회에서 예상치 못한 연주를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면서 “음악을 통한 기쁨으로 더욱 풍성한 봄날을 즐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