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관세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중국에서 나왔다. 관세전쟁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진 뒤에야 양보와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훠젠궈 전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원장은 9일 중국 남방일보와 인터뷰에서 “중·미 양국이 단기간 내에 협상을 통해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긴 어렵다”며 “이번 관세 전쟁은 3~5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은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다.
그는 “양국이 공동 협상의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미국엔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자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후, 이번 조치가 가져온 결과의 심각성을 다시 생각한 뒤 최종적으로 각자 양보와 타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훠 전 원장은 트럼프의 104%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관세 부과 사례”라며 “트럼프 1기 시대의 관세 부과 폭을 훨씬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이 무역을 중단하고 양국 무역이 모두 붕괴 직전에 이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전 세계 무역이 파괴적인 영향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피해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이번 관세 인상은 범위가 넓어 거의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는다”면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은 이익을 줄여 생존할 수 있지만, 수익성이 낮은 소규모 공장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한적인 압박을 가한 후 협상을 통해 완화하는 것이 트럼프의 전략”이라며 “트럼프의 ‘미친’ 관세 인상은 협상을 통해 새로운 균형을 이루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협상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의 반격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희망하지만,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누가 더 관세 인상의 영향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남방일보는 이를 “장기주의를 견지하면 승리의 서광이 비친다”는 말로 요약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