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시장 꿈틀 “금리인하 기대감”… 美트럼프발 ‘관세전쟁’ 변수될까?

입력 2025-04-10 05:01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이다. 국내외 투자자 10명 중 6명이 올해 투자 의향을 내비치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침체 및 고금리로 신음하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서울에서 2배 이상 거래가 늘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와 폭, 미국발 관세전쟁 등 리스크 인한 경기후퇴 및 임차 수요 약화 가능성 상존 등 잠재적 위험 요소도 여전하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는 9일 ‘2025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한국 투자자 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매입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답변한 비중이 6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9%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관련 조사 이후 가장 높다. 매각 활동 확대 의향도 39%로, 전년 대비 12% 포인트 증가했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의향도 지난해보다 7% 포인트 증가한 23%였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내 주요 투자자 평균보다 약 10%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투자확대 의향이 커진 데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통상 임대수익이 목적인데, 그동안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임차인의 영업력이 약해지고 임대료 연체와 임대수입 감소 등이 겹치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3%→2.75%)했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1.9%→1.5%)하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급등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알스퀘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서울의 업무·상업용 건물의 총거래액은 1조76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6604억원)보다 167.9% 증가하고, 전년 동기(7048억원)보다 151% 늘어난 규모다.

거래 건수도 전월(97건) 대비 21.7% 늘어난 118건이다. 전년 동기(92건)보다는 5건 증가한 규모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 센터장은 “통상적으로 2월은 명절 연휴의 여파로 거래가 많지 않은데 올해 추가 금리 인하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시장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또 ‘합리적 가격 조정’ ‘부실 자산 출현’을 기대하며 잠재적 매수 기회를 거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BRE 코리아는 “시장 내 대규모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경우는 일부 물류 자산의 경·공매 사례를 제외하고는 관찰되지 않았다”며 “올해 다수의 매물이 시장에 출현하면서 주요 자산을 중심으로 견고한 투자 수요가 예상되고, 자산 양극화 심화로 일부 경쟁력이 저조한 자산만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투자 확대를 고민케 하는 요인도 있다. 투자자가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매도-매수자 간 기대 가격 차이’다. 다만 이에 대해 류 센터장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매도-매수자 간 가격 격 격차가 조정된 매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전쟁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내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미국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이나 경기침체 여부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조정할 수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