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산불 재해자금 2000억 투입… 성금 전달·자원봉사 병행

입력 2025-04-09 17:08
강호동(사진 오른쪽)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달 29일 경남 산청 산불 피해 농가를 방문해 피해를 입은 농업인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협이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재해자금을 편성했다고 9일 밝혔다. 산불 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고 영농 피해 복구 등에 투입한다. 이와 더불어 30억원 이상의 구호 성금을 전달하고, 범농협 임직원을 중심으로 복구 인력 지원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에 대해 범농협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에 돌입했다. 먼저 즉석밥, 담요, 마스크 등 필수 생필품이 포함된 재헤 구호키트 700박스를 피해 현장에 긴급 전달했다. 전국 농·축협에서 모인 컵라면, 생수, 생활용품 등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누적 지원액이 9억원을 넘어섰다. 농협 임직원을 비롯해 4000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급식, 세탁 등 다양한 이재민 지원 활동에도 착수했다.

농협은 영농 피해 복구도 신속히 추진 중이다. 산불로 약 7000대의 농기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재해자금 2000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이 자금은 영농 자재 50% 할인 공급, 농기계 수리, 농작업 대행 등에 쓰인다. 산불 피해 성금 모금액도 36억원을 넘어섰다. 농협은 이 중 3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피해를 입은 농축협 지원에 쓸 예정이다. 농협은 오는 11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지자체 성금 전달 행사를 연다.

농협은 하나로마트를 통해 이재민에게 생수, 컵라면, 세면도구, 물티슈 등을 30~5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조합원 가구당 최대 3000만원까지 무이자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신규 대출 과정에서 2%포인트 금리 우대도 제공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은 단순 일회성 지원을 넘어 농업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