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넘보는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입력 2025-04-09 16:22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와 미·중 무역분쟁 긴장감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9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미·중 관세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500원선까지 넘보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가)는 전날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한 뒤 9시10분쯤 1487.6원까지 올랐다. 오전 중 1476.9원까지 하락했던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가 정식으로 발효된 오후 1시쯤 다시 1487원선까지 반등한 뒤 내내 1480원대에서 움직였다.

미국 상호관세 발효에 따라 이날부터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는 25%의 관세가 붙게 됐다. 전날 오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관세 협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은 이날부터 중국에 104%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중국의 국가별 상호관세는 34%였으나 중국이 보복 대응에 나서면서 50% 추가 관세가 부과됐다. 하지만 이러한 위협에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양국 간 관세 갈등은 점차 격화하는 분위기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도 환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7억원을 순매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70% 하락한 102.216 수준이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20.91원이었다. 지난 2022년 3월 17일(1022.27원)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