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 불통, 교회 발목 잡아 “성장동력은 거버넌스”

입력 2025-04-09 15:33 수정 2025-04-09 15:37
게티이미지뱅크

의사결정 구조가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교회일수록 더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8일 ‘교회 거버넌스’란 제목으로 주간 리포트를 공개했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거버넌스, 건강한 교회의 구조를 탐구하다’ 조사 결과를 재분석한 자료로, 교회 성장과 의사결정 구조 과정의 상관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조사는 한국교회 담임목사 500명과 시무장로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를 보면 교회 내 최고의사결정기구 종류는 ‘당회’(60%) ‘제직회’(16%) ‘운영위원회’(14%) 순으로 많았다. 당회는 목회자와 장로로 구성된 의사결정 기구이고, 제직회는 권사 집사도 참여하는 교회 중직자들의 의결 기구다. 운영위원회는 교회 자체 내규에 따라 청년 등 직분이 없는 교인들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다.

의사결정기구 활동 전반에 만족한다는 응답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한다”는 응답이 담임목사(51%)와 장로(53%)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불만족 이유로는 “심층적인 토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담임목사(40%)와 장로(43%) 사이에서 가장 많이 지적됐다. 목회자(34%)와 장로(28%) 10명 중 3명은 각각 “몇몇 소수가 의사 결정을 좌우한다” “담임목사 뜻대로 의사가 결정된다”며 불만족 이유를 제기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상호 불신과 독단적 결정에 대한 불만이 내재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보고서엔 이번 교회 거버넌스 관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성장하는 교회와 감소하는 특징도 서술됐다. 성장하는 교회일수록 ‘최고의사결정기구 내 청년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의사결정 시 담당 부서의 의견 수렴률’ ‘의사 결정 사항에 대해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하는 비율’과 ‘의사결정 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그래픽 참조).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는 “당회원 사이에 큰 갈등 없이 서로 협력하고 한 방향으로 갈 때 그 교회가 성장한다는 데이터여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교회가 어려운 이때, 수직적이고 전통적인 교회 문화에서 이번 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심층적인 토의를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교회가 점점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