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의 현지 확산을 우려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조만간 ‘선교지 이단대책실행위원회’를 발족하고 이처럼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에 악영향을 미치는 한국발 이단에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9일 연합뉴스와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프랑스 내 이단 종교 관련 신고만 1550건이 넘었다. 이들 매체는 프랑스 정부 산하기관인 ‘이단 종교 퇴치 부처 간 합동위원회’가 최근 낸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인용했는데, 프랑스 당국이 특히 한국발 이단인 신천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내 신천지는 9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퍼져 현재 신도 수만 1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파리지앵은 올해 1월 신천지에서 빠져 나왔다는 사브리나(가명·26)의 증언을 자세히 소개했다.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사브리나는 2019년 7월 파리 전철역에서 “성경을 가르쳐 주겠다”며 접근한 두 명의 여성을 따라갔다가 신천지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사브리나는 이후 신천지 신도들이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교회에 나올 수 없다고 압박했고, 가족을 만나는 일조차 허락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한국에 지을 사원을 위한 헌금을 요구하고, 밤늦게까지 성경 공부에만 매달리게 했다고 했다.
다만 현지 신천지 측은 르파리지앵에 “어떠한 형태의 신체적, 심리적 제재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해당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한국의 이단 전문가들은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재반박한다. 나아가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신천지 같은 한국발 이단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KWMA는 오는 15일 ‘제5회 KWMA 미션 콜로키엄’을 열고 해외 선교지의 이단 대처법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콜로키엄 주 강사로 나선 바이블백신센터 원장인 양형주 대전도안교회 목사는 “현재 한국에서 발생해 세계 각지로 확산하는 한국발 이단 이른바 ‘케이컬트(K-Cult)’는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방식으로 선교를 가장한 포교 활동을 전개하며, 기존 기독교 선교지에서 교회를 위협하고 신앙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이번 콜로키엄에서는 이단들의 해외 포교 현황을 분석하고, 한국교회와 세계 선교계가 연합해 이단의 확산을 막을 방안과 복음적 대응을 강화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