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챔프 양용은(53)이 마스터스 토너먼트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GC에 모습을 나타냈다.
대회 주최측인 오거스타 내셔널GC가 역대 메이저 챔프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보낸 초청장을 받고서다. 물론 대회 출전이 아닌 관람 차원이다.
양용은은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당시 최절정의 기량이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우승했다. 그러면서 그에게는 ‘타이거 킬러’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양용은은 “메이저 챔프로서 이런 곳에 초대받아 올 수 있으니 혜택이 있다는 게 실감이 나고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나를 기억하는 사람의 95% 정도는 아마도 우즈를 이긴 것 때문일 것이다”고 했다.
양용은은 2022년부터는 만 50세 선수가 출전하는 시니어 무대인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뛰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에서 ‘시니어 최강’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연장전 꺾고 우승해 도 한 번 강자 킬러임을 입증했다.
그는 “프로 생활만 30년 가까이 했는데도 아직도 골프가 재미있고, 늘 배운다”라며 “7∼8년째 체중 82∼83㎏를 유지하는 등 운동과 건강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끝까지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라는 게 내 신조다. 끝날 때까지는 끝나는 게 아니니 계속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양용은은 이어 “PGA 챔피언십과 시니어 PGA 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한 사례는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으면 한다”라며 “우즈와 또 한 번 경쟁해봐도 좋을 듯하다”는 바램을 밝혔다.
우즈는 올해 12월 만 50세가 돼 시니어 진출 자격을 갖게 된다. 하지만 합류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에 대해 양용은은 “친했던 동료들의 권유도 있을 테니 몇 차례 대회에 나올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얼마나 출전할지는 모르겠다”라며 “우즈가 합류한다면 PGA 투어 챔피언스가 꽉 찬 느낌이 들 것 같다”고 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