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달 28일 한 삼성 라이온즈 팬도 카페에 “어르신 분들이 현장구매하러 오실까요”라고 묻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팬은 “주말에 직관(경기장에 직접 찾아가 관람)가면 자리 없어서 돌아가시는 어르신 분들을 많이 봐서 그분들을 위한 자리를 몇 개 잡았다”며 “창구에서 기웃기웃해볼 텐데 계시겠죠”라고 적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광경이 펼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로야구 경기 티켓 대부분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10개 구단 모두 선예매 혜택이 포함된 ‘유료 회원제’까지 도입한 상태입니다. ‘디지털 취약계층’인 어르신들이 티켓팅에 성공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팬들은 현장에서 판매되는 티켓만이라도 오롯이 어르신 팬들 몫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 기아 타이거즈 팬은 지난달 26일 팬카페에 “저희같은 젊은 사람도 이렇게 티켓팅이 힘든데, 디지털 취약계층 분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안 가네요”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카페에서 봤던 내용으론 현장티켓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섰다는데, 이런 티켓은 어르신 분들께 드리는 게 맞는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다른 팬들도 댓글로 “일리 있는 말이다” “외야 밖에서 경기 보고 계신 어르신들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한쪽도 소외되지 않고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야구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며 동조했습니다.
몇몇 구단은 실제 노인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표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아 타이거즈는 이번 시즌 개막전부터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1루석과 외야석 일부를 현장 판매하고 있는데, 추후 상황에 따라 티켓 수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경우 지난해부터 KBO구단 최초로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입장권 일정 수량을 확보해 현장 판매했습니다. 올해는 수량을 더 늘려 전체 좌석 중 220석을 현장 판매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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