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6500만원’ 은행 합격했는데 ‘입사 포기’…이유는

입력 2025-04-08 10:16 수정 2025-04-08 10:32
시중은행의 ATM기. 뉴시스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초봉 6500만원에 이르는 시중은행 합격자 다수가 입사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스펙’을 무기로 시중은행 대신 대기업이나 정보기술(IT)기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 시중은행 하반기 공채 최종 합격자 중 절반은 입사하지 않았다. 이 은행은 지난해 약 13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연수원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배치된 행원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입사 포기’ 속출에 은행권에서는 목표 인원을 채용하더라도 실제 이들을 고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초봉은 각종 수당을 포함해 6000만~6500만원 수준이다. 높은 초봉으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인기다. 이에 입사포기자가 늘어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입사포기 합격자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IT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은행권의 수직적 조직문화가 청년세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초봉과 복지,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은 매력적이지만 조직문화나 비전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은행권은 이 같은 현상이 고스펙 합격자의 ‘중복 지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취업준비생이 여러 곳의 시중은행에 동시합격하면서 최종 입사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입사포기가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흐름상 입사포기자가 늘어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