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시장 기대치 크게 상회

입력 2025-04-08 08:27 수정 2025-04-08 08:50
국민일보DB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영업이익 6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냈다.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5 판매 호조와 D램 출하량 등이 ‘깜짝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컨센서스)인 5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4% 늘었다. 분기 기준 최대인 지난해 3분기(79조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선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2월 선보인 갤럭시 S25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D램 출하량이 증가했다는 점 등이 이번 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10조4439억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던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6조4927억원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에서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 적자 규모가 2조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메모리 업체들이 단가 인상을 통보하는 등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실적 저점 통과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갤럭시 S25 출시 효과 희석과 비수기 및 경쟁 강도 심화에 따른 디스플레이의 부진은 불가피하나 메모리 출하 반등과 DDR5 고정가격 상승, 낸드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 시작에 따른 메모리 이익 반등으로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에는 갤럭시 S25 출시 효과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 부과 이슈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여기에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 기여도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2분기 HBM 판매량은 대형 고객 부재로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DDR5 고정거래 가격은 안정되나 시장 내 재고가 많고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DDR4와 낸드 고정거래가격의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3E 품질인증을 받더라도 경쟁사들이 이미 (엔비디아 공급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을 것”이라며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범용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상승 폭과 상승 기간은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