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에 맞춰 수도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일인 6월 14일이 공교롭게도 트럼프의 생일과 겹치면서 행사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6월 14일 워싱턴 DC 거리를 통과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 퍼레이드는 또한 육군의 창설 250주년 기념행사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해당 퍼레이드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백악관까지 4마일(약 6.4㎞) 정도 거리를 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이 매체에 “육군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계획돼 있다”며 “(육군 250주년을 맞아) 지난 몇 년 동안 볼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 기념행사는 지난해부터 계획됐는데, 최근 행사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1기 재임 시절부터 대규모 군사 행진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2018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이후엔 프랑스혁명 기념일의 군사 퍼레이드와 같은 행사를 추진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예산만 9200만 달러가 필요하고, 다른 시급한 현안 때문에 결국 취소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딕 더빈 상원의원은 “대통령을 기쁘게 하기 위한 환상적인 돈 낭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당시엔 “소비에트 스타일”의 군사력 과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DC에 탱크와 같은 중장비가 행진을 하면 도로를 훼손하고, 비용도 크게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트럼프의 생일인 6월 14일까지는 10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준비 시간도 빠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일부 비평가들은 대통령의 야망을 북한 김정은을 기리는 퍼레이드와 같은 독재 정권에서 볼 수 있는 과장된 군사 퍼레이드와 비교했다”며 “대통령의 계획에 다른 비판으로는 납세자에게 부담이 되는 천문학적인 행사 비용, 탱크와 같은 중장비가 도시 도로에 끼칠 피해 등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