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린’ 김형규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여유”

입력 2025-04-07 16:51 수정 2025-04-07 17:50
LCK 제공

지난 5일 OK 저축은행 브리온전은 BNK 피어엑스 ‘켈린’ 김형규에게 246일 만의 승리였다. 지난해 8월2일 광동 프릭스와의 LCK 정규 시즌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한 뒤로 그는 디플러스 기아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적 시장이 열린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BNK 피어엑스에 합류했지만, 올 초 LCK컵을 5전 전패로 마무리해 좀처럼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OK 저축은행전을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난 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도 밝아 보였다. 김형규는 “정말 오랜만에 거둔 승리라 훨씬 기쁘다”고 말했다. 또 “LCK컵도, 지난 3일 디플 기아전도 이겨야 할 경기들을 못 이겼다고 생각했다”면서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했다.

LCK컵 전패 이후 김형규와 BNK 팀원들은 정규 시즌 개막일만 바라보며 와신상담했다. 그는 “보통 경기에서 지면 후유증이 2~3일 정도 간다. 그런데 LCK컵은 너무 일찍 떨어져서 괴로운 마음이 일주일 동안 안 가시더라. 창피하단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시간이 약이더라. 정신력을 회복한 후로는 게임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스크림만큼의 경기력을 실전에서 발휘하지 못한 게 BNK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다고 했다. 김형규는 “스크림에선 팀원들이 자신 있게 게임한다. 실력도 좋은 선수들이다. 그런데 실전에선 다들 여유가 없다고 느꼈다”면서 이날 OK 저축은행전은 여유를 갖고서 게임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BNK는 OK 저축은행전 첫 세트를 완패했으나 2·3세트는 운영으로 상대를 눌러 역전승을 거뒀다. 김형규는 “패치 이후 1레벨 라인 스와프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3~4레벨 스와프는 존재한다”면서 “처음 라인 스와프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땐 적응이 어려웠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파트너 ‘디아블’ 남대근에 대한 칭찬도 곁들였다. 두 선수는 LCK컵부터 BNK의 첫 번째 캐리 옵션을 맡고 있다. 김형규는 “남대근은 이제 LCK 1년 차 선수인데 신인답지 않다. 게임을 잘 아는 선수”라면서 “상대 원거리 딜러와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하는 마인드가 인상 깊다. 스타일이 공격적이고 스스로 실력에 대한 확신도 있다”고 말했다.

첫 승을 거뒀으니 이제 첫 연승 도전이다. BNK는 10일 DRX 상대로 2주 차 첫 경기에 나선다. 김형규는 “BNK가 승리할 때까지 믿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가 더 많다.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