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미국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였다. 골드만삭스가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예상치인 35%에서 45%로 상향 조정하는 등 투자회사들은 경기 침체와 주가 하락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거물들도 관세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6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상호관세를 즉시 중단하지 않으면 세계가 “경제적 핵 겨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크먼 회장은 미국이 그동안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관세 체제로 인한 피해는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90일간 관세를 유예하고 협상하라고 제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 월가의 심상찮은 분위기를 전하며 “누군가 트럼프 대통령을 막아야 한다”고 한 골드만삭스 고위 임원의 말을 보도했다.
JP모건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대규모 관세를 유지한다면 “2025년 미국과 세계 경제가 모두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이날 엑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역사상 미국 경제에 가한 가장 큰 자해”라고 비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상호관세 발표 이후 이틀 동안(3∼4일)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 500 시가총액이 5조3800억달러(약 7860조원) 증발한 것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취한 가장 해로운 경제 정책에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