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역대 최단기간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이라는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5시즌 개막 이후 60경기 만에 105만9380명(경기당 평균 1만7656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최단기간 100만 관중을 모았던 2012시즌 65경기에서 5경기 앞당겼다.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한 지난 시즌 70경기보다 10경기나 빠른 페이스다. 이런 열기가 정규리그 내내 이어지면 지난 시즌 총관중(1088만7705명)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10개 구단 중 서울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의 성적과 흥행몰이가 심상치 않다. 개막 후 7연승을 달린 LG는 이날 기준 11경기 10승1패(승률 0.909)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홈에서 열린 7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LG가 모은 관중만 16만6250명에 달한다.
팀 홈런 18개(1위)로 가공할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흥행에서도 홈런을 쳤다. 시즌 5번의 매진을 이뤘고 18만5699명을 경기장에 불러들였다. 경기당 평균 2만3212명으로 10개 구단 중 관중 동원 1위를 기록 중이다.
리그 꼴찌인 한화 이글스는 흥행몰이만큼은 신축 구장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올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5경기 중 3경기가 매진됐다. 나머지 2경기도 매진에 가까웠다. 1만7000석 규모 경기장에 평균 1만6762명, 총 8만3811명이 다녀갔다. 이밖에 롯데 자이언츠(12만9760명), SSG 랜더스(12만872명), KIA 타이거즈(11만1119명)도 10만 이상을 유치했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앞날이 꼭 밝기만 한 건 아니다. 부정 요인도 있다. 지난달 말 창원 NC파크에서 발생한 초유의 관중 사망 사고로 경기장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전 구장에 대해 일제히 안전 점검을 진행했으나 매 경기 수만명이 모이는 곳에서 또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인명 사고가 발생한다면 흥행 열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
인기 구단들의 성적도 중요하다. ‘디펜딩 챔피언’ KIA(4승8패·9위)의 반등 시점에 따라 시즌 초반 KBO리그 흥행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3일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KIA의 광주 2연전은 평일 경기이긴 했으나 경기당 1만2000여명 밖에 찾지 않았다.
또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한화(4승9패·10위), 롯데(5승7패1무·7위)가 후반기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시즌 초반엔 순위 상승 기대감으로 열띤 응원을 보내지만, ‘가을야구’ 진출 희망이 사라지면 팬들이 발걸음을 끊을 수 있다. 두 팀은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엔 실패했으나 시즌 막판까지 중위권에 머물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쳤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