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 이후 대혼란과 관련해 “중국과 유럽연합, 다른 나라들과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굳이 그들과 왜 대화를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특히 중국을 향해서는 “우리는 중국과 1조 달러 규모의 무역 적자를 갖고 있다”며 “이 문제를 풀지 않는 한 나는 중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 이후 주식시장 폭락과 국내외 반발에도 ‘관세 마이웨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관세 폭탄의 배경으로 설명하며 “그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나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유럽, 아시아,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나와 협상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며 “하지만 나는 ‘우리는 당신들 나라와 무역 적자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 적자는 곧 손실이기 때문에 흑자를 내거나 최소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이미 부과했다. 관세를 부과할지 말지는 더 이상 질문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중국에 대해 “(무역 적자) 그룹 중에서도 최악”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들은 관세를 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계속 막대한 흑자를 내는 구조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지분을 미국 기업이 확보하는 것과 관련, 중국이 상호관세 탓에 반대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우리는 거래에 매우 근접했지만, 중국은 관세 때문에 거래에 대해서 (태도를) 바꿨다”며 “만약 내가 관세를 좀 깎아줬다면 그들은 거래를 승인했을 것이다. 관세의 힘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때로는 약을 먹어야 뭔가를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 정책으로 “이미 7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미국 내에 유치했다”며 “자동차 공장, 반도체 기업 등 다양한 회사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물가 불안 우려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4년(트럼프 1기) 동안 중국으로부터 수천억 달러를 벌었고, 다른 나라로부터 큰돈을 받았다”며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것은 바이든 때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유럽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유럽과 미국의 관세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문제는 유럽이 우리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유럽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다”며 “유럽은 매우 나쁘게 행동해왔고, 우리 지도자들을 속여왔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관세 ‘제로’ 의견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유럽은 우리 자동차를 받지도 않고, 우리의 식품도 아무것도 받아주지 않는다”며 “그들의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BMW를 우리가 수백만 대를 수입하지만 그들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관련 “유럽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토에 많은 돈을 지출할 수도 없다”며 “우리는 그들을 군사적으로 보호해주고, 무역에서 돈을 잃는다. 모든 것이 미친 짓”이라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