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이 개봉 한 달 만에 극장 상영을 종료하고 OTT 플랫폼으로 넘어간다. 투자 배급사인 워너 브러더스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흥행에 실패해 12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미국 영화계에 따르면 미키 17은 미국 서부시각으로 이날 오후 9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된다. 아마존뿐 아니라 애플TV와 판당고 등 다른 OTT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영화는 지난달 7일 세계 각국 극장에서 개봉돼 약 한 달간 총매출 1억2238만 달러(약 1789억원)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6일까지 누적 관객 수 299만8400여명, 매출 296억원을 기록해 큰 흥행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미키 17의 순제작비는 1억1800만 달러(약 1698억원)인데 워너 브러러스가 마케팅에 8000만 달러(약 1169억원)를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 몫을 고려하면 티켓 매출 손익 분기점은 3억 달러(약 438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는 이 영화 티켓 매출이 총 1억4300만 달러(약 2090억원)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치를 전하며 손실이 80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키 17은 예상치를 실제로 넘어서지 못하면서 극장 상영 손실은 이보다 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통상 OTT 플랫폼과의 계약 금액은 극장 성적이 좌우하는데 흥행에 실패한 채 극장에서 간판을 내리게 된 만큼 결국 적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54년 지구에서 복제 인간들이 벌이는 일을 그린 SF 영화인 미키 17은 평론가와 관객 평가가 좋지 않아 일찌감치 흥행 실패가 예견됐던 작품이다.
미키 17은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이날 기준 평론가 점수 77점, 관객 73점을 받았다. 봉 감독의 전작인 기생충(99·95점)보다 크게 낮은 점수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