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美 소비자에게 영향 없어” “머스크도 차 파는 사람”…트럼프 충성파들, 철벽 방어

입력 2025-04-07 06:47 수정 2025-04-07 07: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있는 골프 클럽에 차량을 통해 도착하며 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경제 관료들이 6일(현지시간)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텨야 한다”며 상호관세 강행 의지를 밝히자 전면에 나서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50개 이상의 국가가 대통령에게 협상 개시를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어젯밤 미 무역대표부(USTR)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많은 관세를 부담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나는 (관세가) 미국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연기 가능성과 관련해 “관세는 부과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했고, 농담이 아니었다”며 “며칠 또는 몇 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에게는 모두가 흑자를 보고 우리는 적자를 보는 글로벌 무역(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며 “세계 각국은 우리를 갈취하고 있다. 이건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주식시장 폭락 등 후폭풍과 관련해서는 “이 문제(관세 정책)는 국가안보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더는 이 나라에서 의약품, 배, 전투에 사용할 강철과 알루미늄을 만들지 않는다. 자동차를 시동 걸고 전자레인지를 켤 때 누르는 버튼은 모두 반도체인데 모두 해외에서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미국과 유럽의 관세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반박하기도 했다. 나바로 고문은 폭스 뉴스에 출연해 “그는 단지 다른 사업가들처럼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일론이 정부효율부(DOGE)에 있을 때는 대단하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론도 자동차를 파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관세를 비판하는 것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나바로 고문은 또 “국제 무역 시스템은 우리를 속이기 위해 설계됐다. 그들은 우리에게 체계적으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비관세 부정행위다. 세금, 통화 조작, 덤핑, 수출 보조금 등”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불황이 반드시 찾아올 필요는 없다. 시장이 하루, 일주일 뒤에 어떻게 반응할지 누가 알겠느냐”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번영을 위한 장기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1기 재임 시절 관세 정책과 관련해,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20%의 관세로 4년 동안 물가는 0.7%만 올라갔다”며 “관세 20%를 받아낼 수 있다면 그것은 꽤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두가 주식 시장이 하락한 것만 보고 싶어하지만, 유가도 이틀 간 거의 15%나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발표한 기본 관세 10%가 지난 5일 발효된 가운데, 국가별 상호관세는 9일부터 발효된다. 한국은 총 25% 상호관세를 부과받는 등 주요 국가들에 20~30%대의 높은 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