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승 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 교수의 미디어아트 작품 ‘증강 딱지본: 오래된 미래’가 서울시청 1층 서울림(林) 미디어월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시된다. 딱지본은 20세기 초 유행했던 작은 크기의 짧은 소설책으로, 현재 ‘숏폼’ 콘텐츠와 유사하다고 평가된다. 시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림은 시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작은 숲과 같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4월 개장했다. 2126.3㎡ 규모이며 미디어월, 실내정원, 무인 로봇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월은 월~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시는 서울림의 미디어월을 활용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문화적 경험을, 신진 미술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1~3월 김혜경 작가는 동아시아 전통 건축과 계절을 주제로 한 ‘미디어 풍광(風光) : 찬란하고 조화로운’을 전시했다. 지난해 10~12월에는 배준형 작가의 ‘메트로밴드: 서울’ 등 작품 6점이 소개됐다.
이번에 전시될 ‘증강 딱지본 : 오래된 미래’는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이 작품 속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딱지본의 등장인물이나 시대상이 스마트폰에 나타난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이야기의 일부가 돼 서울의 옛 풍경을 거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기술, 과거와 미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을 예술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2021년 ‘서울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정중동(靜中動) 동중동(動中動)’, 2020년 ‘와유풍경’ 등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서울림 미디어월은 제게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책장처럼 다가왔다”며 “이 공간은 과거의 서사를 펼쳐 보이고, 그것을 오늘날의 감각으로 증강해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서울시와 함께, 공공 공간을 매개로 예술이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을 실험하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시가 지향하는 ‘스마트 도시’, ‘디지털 플랫폼 도시’라는 흐름 속에서 예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을 감각적으로 기록하고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