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 이틀째인 5일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퇴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퇴거 시기는 일러야 다음 주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리할 것도, 준비할 것도 많아 적어도 이번 주말은 넘겨야 퇴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2017년 3월 10일 탄핵 인용 이후 이틀이 지난 3월 12일 일몰 후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전 거주하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옮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2022년 5월 취임 후에도 한남동 관저 정비가 끝날 때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으며 6개월가량 이곳에서 출퇴근한 바 있다.
서초동 사저는 이미 경호가 이뤄졌던 장소인 만큼 경호 계획 수립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주상복합 아파트인 탓에 경호동 설치가 쉽지 않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아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거론된다.
경호처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이주할 장소가 결정되면 관련 법률과 규정 등에 따라 경호 활동을 시행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퇴거 계획을 통보받은 바는 없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에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는 유지된다.
한편 대통령실은 탄핵 인용 이틀째인 이날도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침묵했다. 전날 정진석 비서실장·성태윤 정책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일괄 사의를 표했으나 한 권한대행이 반려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이날 운영이 중단됐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현재 대통령실 홈페이지 서비스 점검 중입니다. 점검 기간 동안 홈페이지 서비스가 일시중단됩니다’라는 안내문만 확인된다.
윤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X 등 SNS 계정의 안내문도 전날까지는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입니다’로 표기됐으나 이날부터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입니다’로 변경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