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21·메디힐)은 2022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6승을 거두고 있다. 데뷔 첫 해에는 무관에 그쳤지만 2년차였던 2023년과 작년에 각각 3승씩을 올렸다.
누가 봐도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전혀 손색이 없지만 정작 본인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매년 시즌을 마칠 때면 체력적인 문제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냈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작년에는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는 각각 7위와 4위에 그쳤다. 상금왕과 대상, 평균타수 1위 등 3관왕을 차지했던 2023년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그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상금이 많고 대상 포인트 배점이 큰 굵직한 대회가 몰린 하반기에 우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예원은 작년에 6월 이후 우승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지난 겨울 호주 전지 훈련에서 체력 보강 위주의 훈련을 했다. 그 솔루션은 체중을 늘리는 것이었다. 강도 높은 웨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 보다 음식 섭취량을 늘렸다. 그러면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체중이 3kg 정도 늘었다.
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2억 원)에서다. 4일 부산 광역시 동래구 동래 베네스트GC(파72)에서 열린 대회 이튿날 2라운드에서 이예원은 보기 1개에 버디 5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이예원은 오전조로 경기를 마친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예원은 라운드를 마친 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체력 유지를 목표로 삼았다”라며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매일 아침 저녁으로 미숫가루를 타서 마셨다”고 했다.
그는 “체중이 작년 이맘때보다 체중이 3㎏가량 늘었다”면서 “체중이 불어 힘이 붙으면서 비거리도 조금 늘었다. 전보다 두 번째 샷을 치는 게 훨씬 편해졌다. 아이언 샷을 치면 공이 전보다 묵직하게 날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예원은 이 대회와 좋은 인연이 있다. 2023년 제주도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에서 프로 데뷔 생애 첫 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예원은 “생애 첫 승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남은 이틀도 어제와 오늘처럼 플레이를 잘하고 싶다”고 2년만의 타이틀 탈환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1983년 이후 42년 만에 KLPGA투어 대회를 여는 동래 베네스트GC에 대해 “코스가 쉽지 않아 더욱 신중한 플레이를 하게 된다. 오늘은 아이언샷이 좋았다”라며 “프로암을 치면서 15언더파 정도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우승 스코어를 예측했다.
2022년 두산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하고 미국과 유럽 진출까지 했던 홍정민(23·CJ)과 신인 정지효(18·메디힐)가 이예원과 함께 공동 선두로 3라운드를 출발한다. 정지효는 동래 베네스트GC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 집에서 출퇴근하며 대회에 임하고 있다.
첫날 8언더파 64타의 압도적 스코어로 단독 선두에 올랐던 김민솔(18·두산건설)은 2타를 잃고 1타차 공동 4위(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밀렸다. 2년차 강가율(24)이 김민솔과 함께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황유민(21·롯데)은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전날 공동 2위에서 공동 6위(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순위가 떨어졌다. 박혜준(21·두산건설), 안송이(34·KB금융그룹), 고지우(22·삼천리)도 공동 6위 그룹에 합류했다.
동래(부산)=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