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으로 뻗어나가는 ‘K뷰티’ 스타트업들

입력 2025-04-06 05:01
2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서울뷰티위크'를 찾은 관람객이 화장품 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K뷰티 스타트업들이 최근 해외 시장 중에서도 중동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한류 인기가 높아지면서 K뷰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인구기금에 따르면 중동 지역 인구 가운데 약 60%가 30대 미만이다. 이에 꾸미는 수요가 높은 중동으로 스타트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3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뷰티 스타트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을 섭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UAE는 지난해 처음 K뷰티 수출 상위 10개국 안으로 진입했을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UAE가 수입한 국내 화장품 규모는 1억7000만 달러(약 2485억원)로 전년(9000만 달러) 대비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K뷰티 커머스 플랫폼 ‘마카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블리몽키즈는 지난달부터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중동 6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중동 소비자들을 위한 피부 타입, 메이크업 트랜드를 반영한 선케어, 메이크업, 헤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2000개 이상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블리즈몽키즈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 진출해 얻은 경험을 중동 지역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카롱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위생허가 시스템으로 서류 검토와 오류 탐지를 자동화했다. 서류 취합부터 허가 완료까지 전 과정 통합·관리로 오류를 최소화해 인도 진출 시 필수적인 위생허가 인증(CDSCO) 진행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K뷰티 스타트업 딜리딜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진출에 나선다. 딜리딜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로부터 최초로 한국인 여성 사업가가 ‘기업가 화장품 무역 라이선스’를 획득하기도 했다. 딜리딜리는 이번 라이선스로 사우디 등 중동 여성의 피부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AI 기반 맞춤형 K뷰티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K뷰티 역직구 플랫폼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운영하는 실리콘투는 지난달 UAE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지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실리콘투의 UAE 시장 누적 매출액은 약 25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스타트업 뿐 아니라 화장품 제조 기업들도 현지에 맞는 제품 생산에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2023년부터 중동에 진출해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선케어 제품을 주력으로 각국에 진출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K뷰티 인기가 높아져 뷰티 스타트업들에게도 새로운 진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