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이냐 안영준이냐…프로농구 국내 MVP, 올해도 집안싸움

입력 2025-04-03 15:49
서울 SK 김선형(왼쪽)과 안영준. KBL 제공

프로농구 KBL 정규리그 국내 선수 최우수선수(MVP) 경쟁이 지난 시즌에 이어 집안싸움 양상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서울 SK의 정규리그 역대 최소 46경기 우승에 기여한 가드 김선형과 포워드 안영준의 2파전 구도다. 김선형은 생애 세 번째, 안영준은 첫 수상을 노린다.

그동안 KBL 정규리그에선 1위 팀이 압도적으로 많은 MVP를 배출했다. 3일 KBL에 따르면 정규리그 우승팀이 국내 MVP를 배출할 확률은 78.6%(28회 중 22회·공동 수상 1회 포함)다. 선수의 활약상과 더불어 ‘우승팀 프리미엄’이 MVP 투표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전희철 SK 감독은 “김선형과 안영준 중에 누가 받아도 상관은 없다. 다만 MVP는 우승팀에서 나와야 한다”며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도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MVP의 주인공은 오는 9일 2024-2025 KBL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가려진다.

국내 MVP는 지난 시즌에도 한솥밥을 먹는 동료 간의 내부 대결 구도였다. 원주 DB의 이선 알바노가 강상재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아시아쿼터 선수 사상 첫 국내 MVP를 차지했다. 올 시즌 SK는 외국인 MVP 유력 후보인 자밀 워니가 팀 내 중심을 잡은 가운데 김선형과 안영준이 동반 활약에 가세하며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개인 기록에선 평균 14.2점 5.9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한 안영준이 근소하게 앞선다. 그는 올 시즌 데뷔 첫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고 5라운드 MVP도 수상했다. 안영준은 “누가 뽑혀도 좋지만 MVP 욕심은 난다. 드러나지 않는 수비에서도 많이 기여했다”고 말했다.

행복한 선의의 경쟁이라고 해도 마냥 물러설 순 없다. 베테랑 김선형은 부상 여파로 다소 주춤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13.1점 3.1리바운드 4.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2012-2013시즌, 2022-2023시즌에 이어 세 번째 수상에 성공하면 최다 4회 수상의 양동근(현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과 격차를 좁히게 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