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층 “암,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집중 검진 프로그램 필요”

입력 2025-04-03 14:02 수정 2025-04-03 14:02
국민일보DB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건강검진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대상의 암,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한 집중적인 건강검진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헬시에이징학회와 함께 ‘초고령사회 건강검진의 미래와 발전 방향’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고령층 건강검진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6일까지 20세 이상 1229명 대상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60세 이상(85명) 고령층은 별도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성인의 94.1%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으며 검진 주기는 ‘1년마다’, ‘2년마다’ 모두 48.1%로 동일하게 응답했다.
국가건강검진의 항목에 대해서는 ‘부족하다’고 답한 비율이 46.9%로, ‘충분하다’는 응답(41.8%) 보다 다소 높았다. 성인 절반 가까이가 국가건강검진의 항목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검진에서 가장 관심있는 영역(중복 응답)은 ‘암 검진’이 66.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52.4%), 심혈관 질환(47.6%), 간·신장 기능(43.4%), 치매·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17.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94%가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고 답해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건강검진 주기는 전체 대상과 달리 ‘2년마다’로 응답한 비율이 61%로, ‘1년마다’(34%) 보다 훨씬 높았다. 경제적 부담이나 잦은 검진을 인한 피로감 등이 고령층 건강검진 주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검진 항목에 대한 만족도에선 ‘충분하다’는 응답율(46%)이 ‘부족하다(44%)’는 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와 전체와 인식 차이를 보였다.
고령층의 건강검진 관심 영역에서는 전체 성인 대상과 마찬가지로 ‘암 검진’이 69%로 가장 높았지만 심혈관 질환(58%), 만성질환(52%), 노인성 질환(46%) 순으로, 특히 중장년과 노년층에 빈발하는 질환 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75세 이후 검진 계획에 대해선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체 성인 대상에서는 75세 이후에도 ‘검진 주기를 늘려서 검진한다’는 응답이 37.4%, 60세 이상에서는 ‘이전과 똑같이 정기 검진을 진행한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다.
또 노인성 질환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체 성인의 81.6%, 60세 이상의 88%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치매나 파킨슨병 등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고령층에서 퇴행성 노인 질환에 대한 검진의 필요성을 더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학바이오기자협회 김길원 회장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인성 질환 검진을 비롯한 고령층 맞춤형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