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NHK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 관광객 A씨(73)는 고베항 터미널에서 크루즈선에 탑승하면서 직원에게 “짐 안에 권총이 있다”고 자진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달 21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출발해 22일 간사이공항에서 입국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확인 결과 A씨의 여행용 가방 안에 있던 파우치에서 회전식 권총 1정이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달 24일 A씨를 총도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지하고 있던 것은 호신용 권총으로 실수로 여행용 가방 안에 넣어 버렸다. 숙박한 오사카의 호텔에서 깨달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총과 총알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 죄가 무거워질 것 같아 총알은 고베항 터미널에서 버렸다고”고 말했다. 실제로 총알 3발은 터미널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이 관광객이 권총을 여행가방에 넣은 채 공항 보안검사 등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간사이공항으로 입국하는 승객의 수하물과 관련해선 오사카세관이 위험물 등을 검사하고 있다. 입국 시 반입 물품을 기재한 신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입국 목적이나 신고 내용, 수하물의 외형 등을 직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하면 개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A씨의 수하물에 대해 개별검사가 이뤄졌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논란으로 공항 입국 검사에 대한 우려와 지적도 잇따랐다. NHK는 “오사카세관은 엑스포를 앞두고 총기·테러 관련 물자 등의 밀수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이번에 권총 반입이 발각된 건 개막까지 1개월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고 지적했다.
공항 보안검사 등에 정통한 오비린대학 도자키 하지메 교수는 “엑스포 개막에 따라 해외 관광객 증가가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건을 교훈으로 검사 체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인력 확충이나 검사를 위한 기자재 도입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식을 접한 한국에서는 3일 “당분간 짐 검사 때문에 일본 입국 속도가 더 느려지겠다”, “전국 공항에 비상이 걸리며 요즘 나리타공항 입국에 2시간이 걸린다는 말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