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의 투표율이 예상을 밑돌며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19.8%로 집계됐다. 전체 선거인 수 287만 324명 가운데 56만 8846명이 투표에 참여한 수치다. 이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장 선거의 6시 기준 투표율(48.1%)이나, 2021년 4·7 재보궐선거 당시 투표율(46.9%)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는 교육감 단독 재선거라는 구조적 한계가 가장 크게 지목된다. 정당 소속 없이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정책과 인물에 대한 유권자 정보 접근성이 낮고,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정치적 주목도도 떨어진다. 여기에 평일 단일 선거로 진행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자녀가 없어서’, ‘이미 자녀를 다 키웠기 때문에’ 등 자녀 교육과 거리가 먼 세대의 경우 ‘나와는 상관없는 선거’로 인식하거나, 후보자 간 차이를 잘 알 수 없다는 이유로 투표를 포기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 캠페인 역시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돼, 유권자들이 ‘선거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50대 이모 씨는 “오늘 투표소가 너무 한산해서 놀랐다”며 “이렇게까지 외면하는 게 맞나 싶고, 결국 그 대가를 우리 아이들이 치르게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감이 누구냐에 따라 학교 분위기나 예산 쓰임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지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하윤수 전 교육감의 당선 무효로 인한 재선거라는 점에서 피로감도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기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정치적 회의감이나 무력감이 퍼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 역시 보수·진보 후보 간 대결로 재편되면서 이념 대립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부산진구에 거주하는 60대 박모 씨는 “손주가 아직 어려서 학교랑 교육은 당장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 싸움처럼 비춰지는 것도 마음에 걸려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역별로는 금정구(22.6%), 동래구(21.8%), 연제구(21.4%) 등 일부 지역이 20%를 넘기며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사상구(17.1%), 강서구(17.2%), 기장군(17.6%)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해운대구(20.4%)와 부산진구(19.2%)도 대규모 인구를 가진 지역임에도 뚜렷한 관심은 확인되지 않았다.
퇴근 시간대에 맞춰 투표율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역대 사례를 볼 때 마감 전까지 대폭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선관위는 “남은 시간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가 지역 교육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오후 8시까지 마감되는 투표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재선거는 정승윤, 최윤홍, 김석준 세 후보가 경쟁하고 있으며, 투표 종료 이후 구·군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된다. 최종 당선자 윤곽은 밤 11시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