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중환자실 신생아에 “낙상 마렵다”… 병원 ‘발칵’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가 환아를 학대했다는 의혹이 SNS에서 확산되자 병원 측이 조사에 나섰다.

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SNS 등에는 이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입원 중인 환아를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으며 찍은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자신의 배 위에 환아를 앉히고 찍은 사진에는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이라고 쓰기도 했다. 또 환아의 사진과 함께 “몇 시냐. 잠 좀 자라”고 적은 사진도 있었다. 자신의 옷깃을 잡고 있는 환아의 손을 찍은 사진에는 “낙상 마렵다”(낙상시키고 싶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모두 해당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직접 올린 사진이다. 

이를 본 누리꾼 사이에선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만큼 건강 상태가 취약한 환아를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이다" “간호사가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가 있나”, “최소한의 직업 윤리라도 지켜야 한다” 등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한 맘카페에는 “중환자실이면 아가 상태를 계속 체크하고 더 신경써줘야 하는 곳인데 저런 사람이 간호사라니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저 아기 엄마는 얼마나 속상할까”라고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병원 측은 전날 SNS 등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재원 중인 환아 보호자들에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해당 간호사는 사직 의사를 밝혔으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병원 측은 고발 조치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학대 사례가 더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또한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간호사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비판했다. 간협은 “간호사는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돌보는 직업적 소명을 지닌 존재이며, 특히 가장 연약한 신생아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의료기관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간호사의 윤리 교육과 환자 보호 의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