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팀의 대반란… 빌레펠트, ‘디펜딩 챔피언’ 꺾고 사상 첫 DFB포칼 결승행

입력 2025-04-02 15:06
독일 빌레펠트의 막시밀리안 그로서(왼쪽)가 2일(한국시간) 독일 빌레펠트의 쉬코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DFB 포칼 레버쿠젠과 준결승 홈 경기에서 결승 골을 넣은 후 동료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3부리그 아르메니아 빌레펠트가 독일축구협회컵(DFB 포칼)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디펜딩 챔피언’ 레버쿠젠을 꺾으며 ‘언더독의 반란’을 실현했다.

빌레펠트는 2일(한국시간) 독일 빌레펠트의 쉬코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DFB 포칼 준결승 홈경기에서 레버쿠젠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빌레펠트는 이 대회에서 분데스리가 소속 4개 팀을 탈락시킨 최초의 3부리그 팀이 됐다. 1라운드에서 2부 강팀 하노버를 2대 0으로 누르더니 1부 팀인 우니온 베를린, 프라이부르크, 베르더 브레멘을 차례로 꺾었다. 이어 레버쿠젠마저 잡고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애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평가됐던 경기였다. 레버쿠젠은 직전 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사상 첫 ‘무패 우승’(28승 6무)을 달성한 강호다. 당시 DFB 포칼에서도 31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엔 4강에서 예상 밖 빌레펠트에 덜미를 잡히며 대회 2연패 꿈이 무산됐다.

빌레펠트는 1905년에 창단된 120년 전통의 유서 깊은 클럽으로, 1부 경험은 2021-2022시즌이 마지막이다. 2020년 1부 승격을 이뤘지만 2년 만에 강등당한 후 2023년엔 2부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3부 리그까지 추락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차두리가 2002년 약 1년간 임대를 지낸 바 있다.

빌레펠트는 올 시즌 독일 3부 리그 20개 팀 중 4위에 올라 있다. 리그에선 선두권과 떨어져 있어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돌풍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역시 반전의 연속이었다. 전반 17분 선제골을 내준 빌레펠트는 3분 뒤 곧바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 추가시간엔 프리킥 기회에서 한 번 더 골문을 열어 역전에 성공했다. 레버쿠젠은 경기 막판까지 공세를 폈음에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패배를 떠안았다.

독일 빌레펠트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독일 빌레펠트의 쉬코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DFB 포칼 레버쿠젠과 준결승 홈 경기에서 승리한 후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빌레펠트의 미셸 니아트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경기 내내 주도했기 때문에 운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며 “평소에는 선수들과 술을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예외로 하겠다. 오늘 밤 이 도시에선 아무도 잠들지 않을 것”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빌레펠트는 이제 내달 25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마지막 열전에 나선다. 3일 슈투트가르트-RB 라이프치히의 준결승전 승자가 빌레펠트의 상대가 될 예정이다. 어느 쪽이든 1부 팀으로 빌레펠트보다는 전력상 우위에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