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기업 10곳 중 6곳 “신규 채용 계획 없다”

입력 2025-04-02 14:58

부산지역 주요 제조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확실성과 대외 리스크 속에 지역 고용시장의 위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일 ‘부산지역 매출 500대 제조기업 2025년 신규 채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41.4%에 그쳤으며,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54.3%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36.7%로, 올해는 이보다 17.6%P 증가했다.

부산지역 주요 제조기업의 2025년 신규 채용 계획 수립 여부(왼쪽)와 2024년 대비 채용 규모 변화 전망(오른쪽).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54.3%로 절반을 넘었으며, 채용 규모는 ‘전년도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59.2%로 가장 많았다. 그래픽=부산상공회의소 제공

부산상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대내외 리스크가 기업의 고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채용 규모에 대해 ‘전년도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9.2%로 가장 많았고, ‘확대하겠다’ 28.0%, ‘축소하겠다’는 12.8%로 집계됐다. 보수적인 채용 기조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채용 확대를 계획한 기업은 신사업 추진, 사업 다각화, 신규 투자 확대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들었다.

신입사원 초임은 3000~3400만원이 55.5%로 가장 많았으며, 3000만원 미만(20.1%), 3400~3800만원(15.0%), 3800만원 이상(9.4%)이 뒤를 이었다.






기업이 선호하는 연령대는 27∼30세(30.9%)과 30∼33세(28.8%)로,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33~36세에 대한 선호도(21.4%)는 사회 초년생 연령대인 24~27세(11.5%)보다 2배가량 높았다.

신규 채용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는 ‘필요 직군 인력 부족’이 41.7%로 가장 많았고, ‘임금 미스매칭’(25.5%), ‘조기 퇴사 및 이직’(13.6%), ‘열악한 근무 환경’(12.9%), ‘기술·연구직 인재 부족’(2.6%) 순으로 나타났다.



생산직 기피 현상에 따른 구인난 해소 대안으로는 ‘외국인 근로자 대체 채용’이 40.5%로 가장 많이 꼽혔으며, 산학 협력(25.0%), 유연 근무 도입(15.0%), 도심 업무시설 확보(6.4%)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기업의 채용 방식이 공개 채용 중심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기술과 숙련도를 갖춘 인재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과 외국인 근로자 수급 확대 등 현실적인 채용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