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을 활용해 동부산 산업단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수처리수를 고도 처리해 산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부산은 이를 통해 전국 최초로 하수처리수 재이용 공업용수 공급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부산시는 2일 시청에서 ‘동부산 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 및 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방안 보고회’를 열고, 총 799억원을 투입해 하루 3만6000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기장·일광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하수를 활용해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에서 고도 여과 처리 후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송수관 24㎞도 새로 설치된다.
지금까지 동부산 산단 입주기업들은 공업용수 대신 t당 2410원의 생활용수를 사용해 왔으나, 이번 공급방안이 실행되면 공업용수를 t당 800원 수준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시는 이에 따라 입주기업의 연간 비용이 212억원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은 11년째 가동되지 않았던 시설로,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일부(2계열)를 개보수해 본격 활용한다. 남은 1계열 시설(9000t)은 물 산업 연구개발(R&D) 실증시설로 전환돼, 해수 담수 기술 고도화와 수소 생산 등 첨단 기술 실증이 추진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사업은 부산을 국내 최고 수준의 물순환 선도 도시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자, 해수담수화시설을 재활용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라며 “공업용수 공급 안정화와 수자원 순환, 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