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일간 라나시온, TV노시티아스 레프레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이날 산호세에 있는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제 미국 비자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며 “트럼프 정부는 불행히도 독재 정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어차피 미국 여행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제게 아무런 영향은 없다”며 “취소 이유까지는 알지 못하며 코스타리카 정부가 개입한 것 같지도 않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아리아스 전 대통령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비판 발언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로드리고 차베스 현 정부의 대미 외교 전략을 ‘복종적’이라고 언급하며 관세 무기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간 라나시온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코스타리카 방문을 계기로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이같은 비판을 본격화 했다고 전했다. 코스카리카 정부는 루비오 장관 귀국 후 미국에서 추방된 제3국 이민자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1980년대 내전으로 혼란한 중미 상황 해결책으로 ‘군사적 지원'을 제시한 미국 열강의 움직임에 반대하며 역내 평화 협정을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 받아 1987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2019년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 성 추문 의혹으로 피소되기도 했으나 사건 관계인의 고소 취하와 검찰의공소 취소 결정으로 혐의를 벗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