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알’ 품어 얻은 내 새끼···김해 황새부부 첫 자연부화 성공

입력 2025-04-02 13:58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 봉하뜰에서 지난달 28일 황새 새끼 3마리가 부화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가 공을 들여온 황새 텃새화 사업이 황새부부의 자연부화 성공으로 첫 결실을 맺었다.

김해시는 황새 텃새화 사업 거점지인 화포천습지 봉하뜰에서 황새 새끼 3마리가 지난달 28일 성공적으로 부화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부화 성공은 시가 지난 2022년부터 추진해 온 황새 텃새화 사업의 실질적인 전환점으로 앞으로 황새의 자연 정착과 개체 복원에 기여할 전망이다.

부화 성공을 위해 시는 국가유산청과 예산황새공원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정밀한 부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지난 2월 황새 부부 A14(수컷), 백(암컷)이 산란한 5개 알이 모두 무정란으로 부화가 되지 않자 시는 국가유산청, 예산황새공원 전문가들과 협의 끝에 예산황새공원의 건강한 알 4개와 교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개체 복원 번식을 유도하기 위한 알 교체 작업으로 사실상 ‘알 입양’이었지만 이후 최적의 환경 속에 지속적인 포란 관리를 하면서 3마리 새끼 황새가 건강하게 세상 밖으로 나왔다.

부화된 새끼들은 전문가들의 정밀한 보살핌 속에 매일 먹이 공급, 위생관리 등을 받고 있으며 오는 7월 자연 방사 전까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보호 관리된다.

김해시는 지난 2022년 10월 충남 예산 황새공원에서 자란 암컷 황새 금이와 수컷 관이를 입식해 봉하뜰에 정착시켰으나 이듬해 암컷이 폐사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2023년 11월 A14 부부를 도입해 번식을 시도했고 지난해 1월 5개의 알을 산란하고 2월에 추가로 4개를 산란해 부화를 기다렸지만 실패했다.

시는 황새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된 희귀 조류로 건강한 습지 생태계 지표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부화에 성공한 김해시의 환경이 건강함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용규 김해시 환경정책과장은 “부화 성공은 가치를 따지기 어려울만큼 값진 성과로 황새의 안정적인 번식 기반을 마련한 뜻깊은 출발”이라며 “앞으로 황새가 자연 속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환경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