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목 우거지며 능선미 잃어”… 제주도 ‘오름경관 관리’ 새 방향 찾을까

입력 2025-04-02 11:43 수정 2025-04-02 11:48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아부오름. 과거에 목초지로 이용돼 능선이 훤히 보이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잡목이 우거져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잡목이 증식해 주변 경관을 가린 오름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최근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가 ‘오름경관 회복 권고안’을 채택하면서 제주도가 새로운 오름관리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타진하기 위한 의견 수렴 절차를 조만간 진행한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 사회협약위원회는 과거 능선과 분화구가 드러나던 오름이 현재 잡목이 증식해 경관을 가린다는 주민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2023년 11월부터 총 8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석 위원 전원이 제주도의 오름관리 정책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최근 제주도에 권고안을 제출했다.

위원회가 마련한 ‘오름경관 회복 권고안’은 ‘개별 오름의 특성을 감안한 오름관리 정책으로의 전환’과 ‘공론화를 통한 오름관리 정책의 도민 공감대 형성’ 두 가지 핵심 방향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오름의 원형’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기준을 마련하고, 개별 오름을 원형 경관에 맞춰 관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회협약위의 권고를 제주도가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협약위가 사회적 갈등 해결을 위해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운영되는 만큼 권고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는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오름 원형이 훼손돼 새로운 경관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곳이 제주 동부지역에 자리한 아부오름이다.

아부오름은 과거에 소나 말을 키우던 목초지로서 능선이 잘 드러나는 형태였지만, 바람 등에 의해 삼나무와 소나무 등 잡목이 유입돼 증식하면서 현재는 고유의 형태를 잃었다. 관광객들도 정상부에서 오름 주변의 트인 경관을 볼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움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기후 위기로 탄소 저감 노력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면서 나무 벌채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상존하고 있다.

제주도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정책 수용성을 높이고 제주 오름의 관리·보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의견 수렴 방식과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조만간 후속 절차를 확정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