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 그림 같은 풍경의 주인공은 영산 만년교(보물 2564호)다. 길이 13.5m, 너비 3m, 홍예 높이 5m의 무지개다리(虹霓橋)다. 개울 양쪽 자연 암반을 주춧돌 삼아 화강석을 무지개처럼 쌓고, 그 위에 돌을 올리고 흙을 덮어 반원형 아치 모양의 구조를 갖췄다.
정조 4년 때인 1780년 처음 만들어졌지만 대홍수에 떠내려간 뒤 고종 29년인 1892년에 중건됐다. ‘이 다리가 만년을 갈 것이다’ 하여 만년교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원님이 다리를 고쳐 주었다 하여 ‘원다리’라고도 불린다.
작은 개울을 가로지르는 무지개다리 옆으로는 보석을 꿰어 만든 주렴처럼 수놓아진 수양벚꽃이 폭포 쏟아지듯 아래로 쏟아지며 화려한 봄빛을 자랑한다. 개울 건너편에는 개나리꽃이 황금빛으로 눈부시다. 그 모습이 그대로 영산천 거울 같은 물 위에 그대로 되비쳐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