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금융위원장께 연락을 드려서 제 입장을 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장께 말씀드렸더니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께서도 연락을 주셨다”며 “‘지금 시장 상황이 너무 어려운데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고 자꾸 말리셨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어 “저도 공직자고 뱉어놓은 말이 있다고 말했더니 내일 아침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서 보자고들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일단 4월 4일 대통령이 오실지, 안 오실지 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입장 표명을 하더라도 가능하다면 대통령께 말씀드리는 게 제일 현명한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1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야권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다수 기업 경영 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자 이 원장은 임기를 약 2개월 남긴 상황에서 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원장은 “직을 걸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이 행사되는 것을 막겠다”고 거듭 말했었다.
개정 상법에 문제가 있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온 입장에서 이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의사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이 원장 생각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