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발표 즉시 효력…20% 단일 부과 등 여전히 베일

입력 2025-04-02 06:40 수정 2025-04-02 11: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을 하면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최종 발표를 앞둔 가운데 백악관은 상호관세가 발표 즉시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에서는 상호관세율이 일괄적으로 20%가 될 것이라는 관측, 몇몇 국가에만 20%에 못 미치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등이 거론됐지만 세부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선언한 2일 오후 4시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직접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한다. 행사 제목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상호관세가 “2일 발표되는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미국 노동자를 위한 완벽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그의 무역·관세 팀과 정책을 완성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상호관세 발표 직전까지 관련 참모들과 회의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관세율에 대해서는 언론마다 예측이 엇갈린다. 뉴욕타임스는 상호관세율과 관련해 “백악관이 검토한 한 가지 옵션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단일한(flat)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참모들은 이 옵션이 미국 정부에 6조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상호관세가 아니라 사실상 보편관세가 된다. CNN도 “트럼프가 모든 미국 무역 상대에 개별 관세율을 부과할지, 일부에만 부과할지, 아니면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적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레빗 대변인은 상호관세가 20%로 일괄적으로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대통령보다 앞서고 싶지 않다. 2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 3의 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수출품 전반에 20%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이는 그동안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로 다른 관세율을 적용하는 상호관세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대안이다.

백악관은 관세 발표 전 미국과 해외 각국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세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한 국가가 몇 개국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숫자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전화해서 관세에 대해 논의한 국가가 꽤 많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경 쓰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일 발표 이후 협상을 통한 관세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궁극적인 변화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할 때 생길 것”이라며 “그 경우 관세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항상 전화를 받는 것에 열려 있다”고 답했다.

상호관세 외에 품목별 관세도 확대된다. 상호관세와 별개로 지난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시작됐다. 자동차 관세도 25%도 3일 0시 1분부터 발효된다. 트럼프는 여기에다 의약품, 반도체, 목재 등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 내에서도 상호관세 부과 이후 인플레이션과 주식시장 변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레빗 대변인은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주식 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합당한 우려”라며 “대통령은 이런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세 정책 이후 불안한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시간의 스냅샷”이라고 주장했다. 주식시장이 끊임없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어느 한 시점을 특정해서 정책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