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사망…이수정 “2차피해 우려, 피해자 보호해야”

입력 2025-04-01 15:25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망한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한편으로는)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면서 피해자에게는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혀 피해자로서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남은 피해자가 겪을 2차 피해 등이 예견된다”며 “피해자가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게 될 수 있는 상황과 그의 안전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인과 지원단체 등의 지원이 계속돼야 하고, 피해자 안전도 보호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장 전 의원 사망과 관련해 “이런 해결 방법밖에 없었나. 진심으로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피해자의 안전도 꼭 도모해 달라”는 글 올려 주목받은 바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시스
경찰 등에 따르면 장 전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장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장 전 의원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력 혐의와 관련된 언급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피해자와 관련된 내용은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의원은 부산 한 대학교 부총장이던 2015년 11월 비서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장 전 의원 측은 그동안 A씨가 주장하는 성폭행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장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경찰 소환 조사 때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날 A씨 측은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히며 사건 당시 강남구 호텔 방 안에서 촬영했다는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 언론사를 통해 보도된 해당 영상은 현재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A씨 측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어 고소 경위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으나 장 전 의원의 사망이 알려진 뒤 급히 취소했다. 당사자 사망으로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