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3700채 소실·가축 2만5천마리 피해·이재민 3만3천명

입력 2025-04-01 11:14
소방대원들이 지난달 28일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에서 주택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경북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7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3300여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등 산불 피해 규모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주택 3703채가 전소되는 등 피해를 본 주택 수는 모두 3766채로 전날보다 149채가 늘었다.

지역별로 영덕이 1356채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안동 1230채, 청송 770채, 의성 300채, 영양 110채로 집계됐다.

주택 피해로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 수는 모두 3318명으로 전날보다 488명이 늘었다.

농축업 분야 피해는 농작물 3414㏊, 시설하우스 364채, 축사 212채, 농기계 5506대 등으로 파악됐다.

지역별 농작물 피해 규모는 의성 1907㏊로 가장 많았고 안동 1097㏊, 청송 224㏊, 영덕 102㏊, 영양 84㏊다.

농업 피해는 주로 과수 농가에 피해가 집중됐다.

사과 주산지인 안동시 길안면과 청송군 현서면 지역 상당수 과수원은 불길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묘목이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

길안면 사과재배 농민 김동진(60) 씨는 “불길이 스치고 지나간 사과나무는 외관상 멀쩡해 보여도 사실상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봄에 꽃도 피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축 피해 규모는 한우 251마리, 돼지 2만5030마리, 닭 17만9000여마리 등으로 조사됐다.

수산업 피해는 영덕에 집중돼 어선 16척과 인양 크레인 1대 전소됐고 어민 가옥 78채, 어가 24곳의 어구 창고 등이 소실됐다.

또 양식장 5곳에서 양식어류 68만마리가 폐사 등 피해를 봤고 4개 수산물 가공업체 공장·창고 18채가 전소했다.

이번 산불로 중소기업은 45곳, 소상공인 업장은 52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 피해는 사찰, 불상, 정자, 고택 등 모두 25곳에서 피해가 난 가운데 절반가량이 안동에 집중됐다.

현재 6개 시·군 34개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며 주택 등 건물 183곳에서는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다만 정수장 등 상·하수도 시설 피해는 모두 복구됐다.

이번 산불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추락한 헬기 조종사 1명을 포함해 모두 26명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피해 조사를 신속하고 철저히 하고 이재민들을 우선 펜션, 연수원 등 숙박시설이 잘 돼 있는 곳으로 옮긴 뒤 임시 주거시설 확보에도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