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업 생산 증가… 소비·건설투자는 큰 폭 감소

입력 2025-03-31 16:39
2월 부산 지역 광공업 생산·출하·재고가 모두 증가한 가운데, 주력 산업인 기계장비와 자동차 생산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동남지방통계청 제공

지난달 부산의 산업 활동이 제조업 중심의 생산은 늘었지만, 소비와 투자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지역경제의 회복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31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부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기계 장비(19.9%)와 자동차(21.8%) 등 주력 제조업종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결과다.

이는 부산 제조업의 기술집약화와 수출 회복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 분야는 최근 친환경 전환 및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납품 확대가 이뤄지는 업종이다. 출하도 2.3% 증가해 생산품이 실제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월 부산의 대형소매점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설수주액은 2369억원으로, 전년보다 71.6% 급감했다. 동남지방통계청 제공

하지만 민간 소비와 투자 부문은 동반 하락하며 회복의 불균형이 드러났다.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8% 감소(지수 96.0)했다. 특히 대형마트는 17.9%, 백화점은 6.6% 줄어 전통적 소비 채널 전반에서 위축세가 나타났다. 이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 소비 여력 약화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건설수주액은 2369억원으로 전년보다 71.6% 급감했다. 민간 부문 수주는 73.5%, 공공부문도 27.5% 줄었다. 특히 부동산과 금융·서비스 분야의 위축, 공공 재정 투자 지연, 재건축·신규주택 시장의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투자는 지역 내 고용과 내수를 끌어 올리는 주요한 역할을 해왔던 만큼 투자 위축이 장기화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생산은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와 투자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산 경제의 회복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과 민간 투자 유도 등 균형 있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