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새벽 6시부터”…산불 봉사현장서 목격된 원희룡

입력 2025-03-31 16:03
지난 28일 경북 안동에서 산불 피해 이재민의 잔반 처리 작업을 하고 있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에서 닷새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지난 26일부터 닷새 동안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안동에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 외의 모든 일정은 취소하고 산불 피해 지원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은 26일 오후 4시쯤 안동컨벤션센터에서 밥 짓기 봉사에 나섰다. 경북지역 봉사단체와 함께 이재민을 위한 저녁 식사 조리 및 배식 활동을 했다. 이어 안동체육관에서 안동적십자회와 함께 추가 배식을 진행했다.

지난 26일 경북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7일에는 오전 7시부터 안동체육관과 용상초 등에서 식사 조리 및 배식, 도시락 준비 등에 참여했다. 오후에는 전소된 고운사를 찾아 현장 소방관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여기서 왜 만나냐” “아는 얼굴이 여기 있어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28일에도 안동체육관에서 오전 7시부터 이재민 식사 조리 및 배식 봉사에 임했다. 현장에서 자원봉사 중이라는 A씨는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 전 장관 목격담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실시간 안동 산불 현장인데 원희룡이 집에 안 간다”며 “정치인들 오는 거 그리 반갑진 않은데 이 사람은 며칠째, 오늘도 새벽 6시부터 나왔다. 국회의원이 새벽부터 밤까지 사람들 밥 퍼주고 짬(음식물 쓰레기를 뜻하는 은어) 버리고 있다”고 적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원 전 장관은 연일 페이스북에 산불 피해 현장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30일 산불로 전소된 영덕 매정교회 사진을 올리며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고 전했다. 원 전 장관은 “불길은 잡혔지만 우리는 아직 깊은 상처 위에 서 있다”며 “바다 위 선박까지 태워버린 거센 불길은 수많은 분들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렸다. 이제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날 때”라고 했다.

30일에는 전소된 천년고찰 고운사 사진을 공유했다. 원 전 장관은 “보물인 건축물은 불에 타 사라지고, 고열에 갈라진 범종만이 잿더미 위에 덩그러니 남았다”면서 “많은 관심과 도움으로 고운사가 하루 빨리 복원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전국 11개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형 산불로 총 4만8238ha가 피해를 입었다. 이는 서울 전체 면적(약 6만ha)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산불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4193세대, 총 6885명에 달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