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 1472.9원…금융위기 후 최고

입력 2025-03-31 15:55 수정 2025-03-31 17:24
국민일보DB

원·달러 환율이 미 트럼프 행정부 상호 관세 우려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주식 공매도 재개 영향 등으로 2009년 금융위기 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을 나타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2009년 3월 13일 1483.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환율은 1470.6원으로 출발, 오전 한 때 1468.4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이후 다시 꾸준히 올라 장중 최고가에서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 1월 13일(1474.3원) 이래 두 달여 만에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에는 1427.4원까지 하락했지만, 1분기 말인 이날에는 지난해 말(1472.5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2일 발표할 예정인 상호 관세를 두고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게 환율 급등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17개월 동안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이날 재개되며 주가가 2481.12로 전장보다 3.0% 추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만 1조5754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는 점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44% 내린 103.874를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상황에서 원화 가치는 떨어진 것이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89.69원으로, 전거래일 기준가보다 16.92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1.28% 내린 148.807엔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