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객 씀씀이 줄었다

입력 2025-03-31 13:17 수정 2025-03-31 15:41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전체적인 씀씀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외국인·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는 제주를 방문한 후 출국·출도하는 만 15세 이상 내·외국인 관광객 및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2월까지 내국인 7000명, 외국인 4000명, 크루즈 관광객 1000명 등 1만20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요 조사 문항은 여행 형태, 체류일수, 1인당 평균 지출비용, 재방문율, 만족도 등이다.

조사 결과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여행객 비중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여행과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개별여행이 90.1%로 직전 해보다 6.0%포인트 늘고, 완전 패키지는 2023년 13.9%에서 6.9%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체류 기간은 평균 4.73일이며, 연령별로는 40대가 5.48일로 가장 길고 20대와 50대가 각각 4.63일로 가장 짧았다.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961.3달러로 2023년(1033.9달러)보다 72.6달러 감소했다.

공사는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 지출 경비가 감소한 이유 중 하나로 항공·선박 요금이 저렴해진 영향을 꼽았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항공·선박 요금은 267.8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55.87달러 감소했다.

또 외국인 방문객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면세점보다 다이소나 편의점 등 시내 상점가에서 쇼핑을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시내 상점가(70.1%·중복응답)에서 가장 많이 쇼핑했다.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된 전통시장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6.2%에서 지난해 40.3%로 방문 비중이 높아졌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몰렸던 면세점(68.8%)은 큰 비중 변화없이 2위를 유지했다.

크루즈 관광객들의 지출도 줄었다.

크루즈 관광객들은 지난해 제주 체류 시간이 평균 5.04시간으로 2023년 대비 0.8시간 증가했음에도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157.1달러로 2023년(188.3달러) 보다 31.2달러 감소했다.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3분기가 5.58시간으로 가장 길게 나타났으며, 거주국별로 살펴보면 중화권이 5.31시간으로 비교적 길게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에서 하는 활동은 자연경관 감상 83.2%, 쇼핑 81.8%, 식도락(맛집) 63.3% 순(중복응답)으로 조사됐다.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제주에 평균 3.74일 머무르며, 1인당 66만9979원을 썼다. 2023년 66만5843원보다 4136원 증가했지만, 지난해 연간 제주지역 물가상승률이 1.8%였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출 항목별로는 식음료비가 19만3766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공·선박 요금 14만8237원, 숙박비 13만2013원, 쇼핑비 10만901원, 렌터카 4만3822원 순이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2024년 연간(1~12월) 조사 결과이므로 과거 자료와 비교시(2023년 4~12월) 결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는 제주관광빅데이터서비스플랫폼, 제주도청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