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서는 산불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주소 변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연락 드렸다”며 공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단순히 배송 주소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구매하신 제품 결제를 취소해 무상으로 발송 도와드리겠다. 추가로 필요하신 생필품(ex. 생리대, 휴지 등) 있으실 경우 변경된 주소지와 함께 기재해주시면 발송 도와드리겠습니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김수정 퓨서 대표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산불피해를 겪었다면 택배를 받는 게 무용지물일 거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감동 받았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가 화재 지역과 연고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국 곳곳을 뒤덮는 화마를 못 본 척 하기 어려웠다고 김 대표는 말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재난을 겪는 분들한테 돈을 받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기부도 좋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습니다.” 김 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기부금을 보냈다면서도 금액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퓨서의 정책을 누군가는 악용하지 않겠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무상으로 물건을 받으려는 사람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거죠. 하지만 김 대표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최근 한 고객님이 자신의 주문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송금했으니 그만큼 피해 지역 주민들께 지원하는데 사용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더 자극을 받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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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