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업’ 삼천리 스포츠단, 한국 여자 골프 발전 ‘에너지源’으로 자리매김

입력 2025-03-31 08:36
총 11명의 라인업을 갖추고 2025시즌을 출발하는 삼천리 스포츠단(골프단). 삼천리그룹

올 시즌 KLPGA투어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최고 명문 구단 지위를 어느 기업이 차지하느냐다.

그 가늠자가 될만한 대회가 있었다. 지난 3월 16일 막을 내린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이다. 당시 대회 우승은 박보겸(26)이 차지했다. 박보겸은 올해 삼천리 스포츠단의 새로운 식구가 됐다.

삼천리 스포츠단은 박보겸 우승 외에 고지우(22)가 준우승, 마다솜(25)과 유현조(20)가 공동 4위, 전예성(24)이 10위에 입상하는 등 ‘톱10’에 무려 5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한 마디로 대회 하나를 삼천리 스포츠단이 통째로 해먹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KLPGA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올 시즌 삼천리 스포츠단의 활약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에너지그룹 삼천리는 그동안 여자 골프 발전을 위해 힘써온 대표적 기업이다. 2014년에 창단된 삼천리 스포츠단은 올해 박보겸과 이세희(27) 등을 영입해 총11명이 됐다. 올해 KLPGA 투어에 등록된 42개 구단 가운데 메디힐(1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수를 보유한 구단이 됐다.

지유진프로가 부단장을 맡고 KLPGA투어 통산 7승의 김해림(35)이 올해부터 코치로 합류한 삼천리 스포츠단은 작년에 5승을 합작하면서 창단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앞서 소개한 선수들 외에 드림투어서 맹활약을 펼치고 올해부터 KLPGA투어서 활약하는 서교림(19), 올 시즌 루키 이재윤(25), 작년에 3차례 준우승 등 8차례나 ‘톱10’에 입상한 전예성(24), 지난 해 톱10에 7차례 들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최가빈(22), 고지우의 동생으로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고지원(21)과 정지현(21) 등이다.

삼천리는 스포츠단 운영 외에 꿈나무를 발굴하는 아카데미, 꿈나무대회 등을 통해 가능성이 무한한 인재를 육성하므로써 국내 스포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 모든 지원책은 이만득 회장의 여자 골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이 회장은 소속 선수가 우승경쟁에 나서면 직원들과 함께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14개의 골프클럽이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하듯 기업 경영도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인재를 고루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성공한다는 이른바 골프 경영론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삼천리 그룹이 주최하는 작년 KLPGA-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 입상자들이 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천리는 주니어 골프 꿈나무 발굴을 위해 2015년부터 이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삼천리그룹

2015년 부터 개최하고 있는 ‘KLPGA-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는 선수들 사이에서 스타 등용문으로 통한다. 고등부 1~3위 입상자는 KLPGA 준회원 실기테스트 면제, 중·고등부 통합 1~3위 입상자는 정규투어 또는 드림투어 추천선수 출전자격 부여 등의 파격적인 특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출전 선수들에게는 일체의 비용을 지원한다.

2021년부터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아마추어 유망주를 선발해 육성하는 ‘삼천리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소속 선수는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코치진의 세심한 지도, 동계 전지훈련, 체력강화 훈련, 멘탈 트레이닝, 연습 라운드 운영 등의 풍부한 지원을 받으며 프로골퍼의 꿈을 키우고 있다. 유현조가 이 아카데미 출신이다.

선수들을 위한 지원 또한 다른 구단과 차별화 된다. 선수들에게는 자회사인 BMW 공식 딜러 삼천리 모터스를 통해 BMW차량을 제공한다. 시즌을 마친 뒤 실시하는 동계 전지훈련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것도 삼천리만의 특전이다.

삼천리의 한 관계자는 “삼천리는 세계 무대에서 최강의 자리를 지키는 대한민국 골프의 명성과 명맥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