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 동생’ 이민우, PGA투어 56번째 대회서 생애 첫승…“누나는 로봇같아 곧 우승할 것”

입력 2025-03-31 08:34 수정 2025-03-31 09:40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열린 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에서 PGA투어 생애 첫승을 거둔 호주동포 이민우. AFP연합뉴스

호주동포 이민우(26)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56번째 대회 출전만에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이민우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7475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총상금 95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4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이민우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2019년 US오픈 챔피언 게리 우들런드(이상 미국)의 집요한 추격을 1타 차이로 뿌리치고 PGA투어 데뷔 이후 첫 우승을 거뒀다. 이민우는 작년에 PGA투어에 공식 데뷔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71만달러(약 25억1000만 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0승을 거둔 이민지(호주)의 동생인 이민우는 그동안 DP 월드투어 3승, 아시안투어 1승을 수확했고 PGA투어에서는 이 대회 전까지 55차례 출전했으나 우승이 없었다.

역대 최고 성적은 작년에 거둔 로켓 모기지 클래식와 코그니전트 클래식과 로켓 모기지 클래식 공동 2위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23년 US오픈에서 거둔 공동 5위. 프로 무대 가장 최근 우승은 2023년 11월에 DP 월드투어 대회로 열린 호주 PGA 챔피언십이다.

4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한 이민우는 15번 홀(파3)을 마쳤을 때만 해도 2위에 3타 앞서 있어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16번 홀(파5)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치우치면서 페널티 구역에 떨어진 것.

그러는 사이 앞 조에서 경기하던 2위 셰플러가 16번 홀을 버디로 끝내면서 2타 차로 추격했다. 이민우가 보기로 홀아웃하면서 두 선수간의 타수 차이는 1타 차가 됐다.

긴박한 상황에서 셰플러가 남은 2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이민우 역시 17번과 18번 홀(이상 파4)을 파로 막아 천신만고 끝에 1타 차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두 번째샷이 그린을 넘어 갔으나 퍼터로 굴려 파세이브에 성공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민우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우승을 차지해 자랑스럽다”며 “이번 주 내내 피곤했는데도 한 번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LPGA에서 활동중인 누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민우는 “누나는 페어웨이를 절대로 놓치지 않을 정도로 로봇처럼 똑바로 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아마 몇 개 홀만 치면 제가 이길 수 있겠지만 여러 홀을 겨룬다면 누나가 이길 것이다. 누나도 퍼트가 최근 좋아져 곧 우승할 것”이라고 했다.

우드랜드와 셰플러는 이날 각각 8타와 7타씩을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1타가 모자라 시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임성재(26·CJ)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60위(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