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계엄 내란의 광기와 야만, 제주4·3서 찾을 수 있어”

입력 2025-03-30 16:17
문재인 전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주 4·3 사건과 관련한 책을 추천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30일 페이스북에 “제주 4·3을 앞두고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라면서 제주 4·3 생존자와 유족의 구술 기록 등을 담은 책 ‘기나긴 침묵 밖으로’를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계엄 내란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군사력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절멸시키려는 광기와 야만의 원형을 제주 4·3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짚었다.

문 전 대통령은 “나라가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4·3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폭력이 자행한 가장 큰 비극이며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이기 때문”이라면서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대물림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고 제주에 오갈 때 여전히 남아 있는 그 흔적들을 잠시라도 떠올려준다면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글 일부 캡처
한편 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배상윤)로부터 소환 조사를 통보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그가 실소유한 태국계 법인인 타이이스타젯에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가 전무이사로 취업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과거 게임 회사에서 일했던 서씨가 항공업계 실무 경험이 없는데도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입사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중진공 이사장 자리와 항공사 채용 과정 사이의 대가성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서씨의 취업으로 딸 다혜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한 만큼 타이이스타젯에서 서씨에게 지급한 급여와 이주비 등 2억2300만원을 뇌물 성격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살아 있는 권력인 현 대통령은 내란죄라는 중범죄를 저질렀는데도 구속 취소라는 선물을 준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게만 무도하고 잔인한 모욕주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