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부, 경북 산불 피해 현장 찾아 행동으로 ‘위로’

입력 2025-03-30 13:59 수정 2025-03-30 22:12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부인 정우영 여사가 경북 안동의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어르신들의 안부를 물으며 자연스럽게 다리를 주물러주는가 하면 사랑의 짜장차 봉사도 손수하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 지사 부부는 지난 29일 안동시 임하면 복지회관을 찾아 이 곳에 대피해 있는 어르신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다리를 주물러 줬다.

어르신 입에서는 ‘시원하다’는 말이 새어 나왔고 김 지사 부부는 환한 미소로 응대했다.

김 지사는 정 여사가 한 곳에서 어르신의 다리를 주무르자 “다른 분들도”라며 손짓을 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재민 가족은 “여기 온 정치인 중에 다리를 주물러 준 사람은 김동연 지사밖에 없었다”고 경기도 관계자에게 넌지시 말했다.

피해 현장을 찾아 이재민들에게 손수 다리를 주물러 주는 모습이 어쩌면 이재민의 눈에는 낯선 광경으로 보여 감동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사진만 찍고 사라지는 대부분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김 지사 부부의 아름다운 행동이 이재민들에게 따스함으로 전해진 듯한 느낌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김 지사 부부가 어르신들의 다리를 주무르는 일은 사실 익숙한 장면이다. 90세의 노모를 모시는 김 지사 내외는 어르신들을 뵙고 대화를 나눌 때면 늘상 다리를 주물러 드리기 때문”이라며 “김 지사 부부는 ‘늘 하던 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지사 부부는 안동 서부초등학교 체육관에도 가 어르신들의 다리를 주물러 드렸다.

김 지사는 92세 할머니의 다리를 주무르며 “저희 어머니도 아흔이신데 32세에 혼자되시고 4남매를 홀로 키우셨다”며 “뵈니까 어머니 생각이 난다. 요즘은 다 백수(白壽)하시니 건강하셔야 한다. 저희가 힘 합쳐서 빨리 복구되도록 돕겠다”고 위로했다.

이날 김 지사 부부는 사랑의 짜장차 봉사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40분가량 차에 올라 직접 면을 삶고 짜장면을 만들며, 능숙하게 삶은 면의 물기를 털어내고 옮겨 담았다. 이처럼 이들 부부의 능란한 움직임에는 몇 년 전부터 이어온 짜장차 봉사 구력이 크게 한 몫 작용하고 있었다.

김 지사 부부는 틈만 나면 어르신, 장애인, 이재민 등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찾아 짜장면을 만들어 제공했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 김 지사 부부는 파주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시설 아이들에게 짜장면을 선물한 바 있다.

산불 대응 지휘본부에서 현장에 파견된 경기도 소방대원들을 만난 김 지사는 “우리 경기도 소방이 헌신적으로 이재민 보호해 준 것 감사드린다”며 “우리 도민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 다해달라. 우리 대원들도 자기 안전에 특별히 유의해달라.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고 어깨를 두드렸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